어릴 때 나의 양육환경을 생각해보면 방목과 방임 사이였던 것 같다. 학습적인 부분을 이끌어 줄 수 있는 멘토나 친절한 어른들을 만나지 못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아이들이 궁금해 하기도 전에 항상 학습적으로 준비를 해서 공급을 해주었다. 나의 어린 시절을 투사해서 지속적으로 학습적인 부분을 도왔다. 저학년 때는 이런 육아가 나쁘지 않았다.
첫째는 5학년 때까지 공부에 관여했고 둘째는 3학년 때까지 학습계획을 짜면서 열심히 달렸다. 어느 순간 학습적인 부분에 거리를 두게 된 것은 아이들 공부가 아니고 나의 공부가 되었기 때문이다.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학습을 해야한다는 것은 초등교과 과정이라고 하더라도 만만하지 않다. 더 문제는 배운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숙제고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엄마가 학습에 더 깊이 들어 갈수록 서로가 힘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나름 자구책을 세웠다. 학습량 및 학습계획을 아이들과 의논에서 짜고 학습을 한 것에 대한 포인트를 지급한다. 예를 들어 수학숙제, 우공비, 영어단어, 일기쓰기를 다 완료하면, 1000포인트를 월 별 스케줄 노트에 적립해 준다. 그리고 일기쓰기는 아빠가 열심히 쓰면 2000포인트에서 1000포인트를 따로 적어준다. 수학숙제는 학원에 나오는 숙제로 숙제별로 다 맞으면 3000포인트를 지급하는데 그 닥 둘째가 다 맞는 것에 관심이 없다. ㅠㅠ
서론이 길어졌는데 학습에서 부모가 한발 물러난 이유가 아이의 자율성과 능동성을 길러주기 위해서이다. 나 같은 경우 해야할 것을 클리어 하는데 목숨을 거는 유형이라 항상 머리 속에 우선순위들이 서 있고 엄청난 추진력으로 닥치는 대로 공부든 집안일이든 쉬지 않고 하는 스타일이다. 문제는 아이들이 공부인데 항상 내 머릿속에서만 바빴다.
둘째에게 보통 아침에 오늘 어떤 일정이 있고, 공부를 언제 그리고 무엇부터 할지 구체적으로 물어본다. 하교 후 공부를 하지 않고 놀 때는 일정시간 내버려 둔다. 이 때 마음을 비우고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아빠 찬스를 써서, 아빠가 둘째에게 공부를 시작했는지 공부를 한 과정을 사진을 찍어서 보내는 것을 확인하다. 문제를 대충 풀 때가 종종 있기 때문에 국어 참고서는 지문을 읽어 녹음을 하거나 아빠 퇴근 후 문제 풀이를 하는 과정에서 수정하고 질문을 해서 내용을 한 번 더 정리를 한다.
완전히 공부에 관여하지는 않는 건 아니지만 아이들이 스스로가 자기의 숙제를 인지하고 조절해야한다. 학년이 올라 갈수록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이 필요하다. 존 데일러 개토(John Tayor Gatto)의 ‘바보 만들기’에서 미국 아이들의 일주일 시간표를 분석하였는데 일주일 동안 등하교 시간, 숙제 시간, 게임이나 인터넷하는 시간 등을 살펴보면, 아이들이 깨어있는 시간 중 자유시간 즉 능동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이 9시간이다. 우리 한국에 상황을 더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여가 시간 혹은 놀이 시간 확보가 중요하다.
첫 째 스케줄을 정리하고 아이들이 자신의 시간을 계획하고 실패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나이가 어릴수록 학습계획을 짜는 것이 어렵다. 아이가 교과과정을 따라 갈 수 있고 복습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영 번째 전제 조건이 있는데 아이를 믿어주고 사랑하며 기다려 주어야 한다.